창작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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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별에 가고 싶어라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8. 12:46
Image by StockSnap from Pixabay 너의 별에 가고 싶어라두근두근 너의 별에 닿고 싶어라 까치발 들고 손 내밀면뜨거운 너의 대지 닿을 것만 같고 가까스로 한 웅큼 쥐면한 줌도 남지 않던 모래알 같은 별이건만 거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밤낮 없이 너의 꽃이 피고 지고 나무마다 숨결 잇는 언약들이주렁주렁 달마다 여름짓는 별이어니 너의 별에 가고 싶어라우리가 소망했던 그곳에 가고 싶어라 너의 샘에서 가없이 솟는 물줄기큰 강 이루고 큰 성 이루고... 모든 세기의 낮과 밤을해님 다님 네가 뜨는 별이러니 사랑의 성전 다시 없어도 좋고네가 신전으로 마루 선 그곳에 그 기둥으로 너와 마주 서고 싶어라영-원을 지저귀며 내 죽어도그 별에 가고 싶어라 너의 별에 가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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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대 앞에2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8. 12:42
Image by Deflyne Coppens from Pixabay [부제] 사랑의 고백 가장 아리따운 내님-오늘은 그대 앞에 서고 싶어라. 그대 앞에만 서면나의 껍질 하나둘 모두 벗어지고 그대 사랑 화촉 켜고 나를 비추니나는 오늘 그대 앞에 서고 싶어라. 한 점의 가림 없이 그대 앞에서고꾸라져 죽어도 그저 기뻐라. 그대 사랑 나의 사랑 신명을 다해남김없이 사라으이 전 다 바치었으니 가슴으로 우단 머리 어루만지며사슴의 우아한 등 쓸어주리라. 고양이같은 그대 허리 팔로 휘감고아가 살결 능금 두 볼 살짝 깨물고 내 입술은 향그러운 사랑에 적셔순결한 그대 두 발 씻어주리라. 아! 지상에서 가장 고운 나의 님이여나는 오늘 그대 앞에 서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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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대 앞에1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8. 12:37
Image by Jonny Lindner from Pixabay [부제] 막달라 마리아의 고백 가장 아리따운 내 님 -오늘은 그대 앞에 서고 싶어라. 그대 앞에만 서면나의 껍질 하나 둘 벗어지고 그대 나를 속속들이 밝히시건만나는 오늘 그대 앞에 서고 싶어라. 한 점의 가림없이 그대 앞에서죽은 듯이 쓰러져도 그저 기뻐라. 그대도 날 위해 옷 벗기우고아낌없이 날 위해 몸 바치셨으니 가슴으로 가시 머리 어루만지며채찍 맞아 찢긴 등도 안으오리다. 온맘 다해 물과 피 허리 보듬고거친 나무 못 박히신 그 손 붙잡고 내 머리는 향기로운 눈물에 적셔피흘리신 그대 두 발 씻기오리다. 아! 천상에서 가장 고운 내 님이시여나는 오늘 그대 앞에 서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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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8. 11:12
Image by Jieun Lee from Pixabay 그대 내 앞에서 부끄러이 서 있네.나의 영원한 마리아-밤에 사는 달님은사랑에 달뜬 꽃 활짝 피우네. 저 혼자 남아도 낙락한 소녀백년가약 손가락 걸고지순한 그대의 꿈 달빛에 젖고사르락 사르락 눈 내리는 밤... 금기보다 농밀한 사랑의 눈빛은죽음보다 견고한 순례의 소망-키스는 물처럼 심장을 들이키고애욕은 불처럼 혼령을 태워올리네. 아! 사랑은 경건한 구원의 의식그대와 난 성결한 사랑의 신도연인은 태초에 하나가 되네.천지는 태초부터 하나가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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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공무원의 죽음창작노트/시편 2019. 3. 15. 20:05
부천시청 공무원 유OO - 아침 출근길에 너의 죽음을 들었다 신도시 아파트 공사장에서 뛰어내렸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들었다 아내의 핸드폰에는 새벽부터 너의 사랑하는 부인의 전화번호가 찍혀있었다 급보를 듣고 너의 형제와 네 가족처럼 지내던 벗들이 아침부터 부산하게 너의 주검을 좇았다 너는 앰뷸런스를 타고 구로성심병원, 부천장례식장을 지나서 부천성모병원에 차디찬 육신을 눕힐 수 있었다 부천시 공무원 유OO - 네 조문을 위해 부천시장도 찾아 오고 네 동료 공무원들도 일찍부터 빈소를 찾아 왔다 네 사랑하는 부인과 네 형과 나의 아내가 유족 대표로서 부천시장에게 네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혀달라 요청했다 네 죽음의 진상은 그 억울하고 사무친 고통은 내 이메일과 네 컴퓨터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네가 고통 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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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기도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4. 12:59
Image by Free-Photos from Pixabay 산 깊은 개울에 물이 흐르고큰 바위 위에 소녀가 앉아 소망의 어여쁜 시를 그리네냇물의 상냥한 기도 드리네 나의 사랑스런 누이는물결따라 꼬불꼬불 흘러들가네 바위 밑에 가재랑 숨바꼭질 하다애꿎은 송사리와 장난도 치고 억새풀 칡넝쿨 계곡을 두루눈웃음이 정갈한 인사 나누며 그니는 굽이굽이 구비쳐낮은데로 낮은데로 좇아만가네 이 산을 내려가면큰 강 나올까 하늘같이 넓고 파란바다 나올까 소녀는 꿈결에 시를 그리네눈망울 하늘 담뿍 기도 드리네 사슴인양 청청淸淸 하늘목을 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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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호에 지다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4. 12:54
[부제] 고 임오혁 군을 추모하며 제명호에 사랑꽃 진다.어느 해 여름 아침-제명호로 달려온 앰뷸런스 보았다.범죄현장 급파된 경찰밴을 보았다. 간밤 애인과 둘이 호반 거닐다무엇에 홀린 걸까, 저 편에서 만나자고나는 차가운 호수에 마냥 뛰어 들었다.능숙하게 호심으로 유영해 갔다. 송곳처럼 서늘하게 심장이 식고가슴속에 용솟음치던 뜨거운 피 멎고보랏빛 사랑의 손길도 다 뿌리치고나는 무저갱으로 추락했구나 목숨은 뱀같이 냉정한 것-죽으려 해도 죽을 수 없고사력을 다해도 죽을 수 밖에 없는내 지친 생명이여... 나는 예언된 대로 십자가에 죽거니와나를 십자가에 못 박은 자는차라리 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걸호수는 차라리 거기 없었다면 좋았을 걸 그녀가 차라리 거기 없었다면 좋았을 걸...나는 죽어서도 눈 감지 못하고수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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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잎과 가로등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4. 12:48
Image by pixel2013 from Pixabay 교정을 거니노라면빗질하던 노모의 머리카락처럼소복이 쌓인 소나무잎 체할 때마다 어머니 내 손 따주시던그 어린 바늘로 둔갑하여내 마음 콕콕 찌르고 달아납니다. 오직 나만을 위해 살아 달라 원했건만흑단 머리 빛바래도 좋으셨던 그대 사랑이여비늘같은 그 아픔에 눈물샘 툭 터집니다. 나의 나 된 것은 오로지 그대의 치성내 목숨은 다시 태어나도그대에게 드리겠습니다. 해밝은 한낮에는큰소리 치는 남편 그늘 숨죽인 아내인양소나무에 가려졌던 가로등도 밤마다 달도 없는 길 내 무섬 쫓아주던그 작은 별빛으로 변신하여내 가슴 가만히 여미며 다가섭니다. 오직 나만을 위해 숨죽여 달라 원했건만한 마디 원망없이 따라나선 그대 사랑이여가로등같은 그 광채에 목이 멥니다. 내 고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