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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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自畵像)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4. 12:42
Image by pixel2013 from Pixabay 나 그대가 되고 싶소.나 자신이 되기 싫소. 누가 나의 이 그림자 잘라주오.누가 그대 긴 그림자 오려주오. 그대는 항상 나의 거울-나 항상 그대 머리 빗어 넘기오. 그대는 날마다 햇빛 가운데 서서숱한 연인들 틈바구니 속에 있구려. 난 매일 매일 여기 뛰쳐가그대 햇살, 사랑에로 탈출 꿈꾸오. 집중하는 광선 속 구겨버린 그대 눈살-넘치는 연모 속 쏟아버린 그 얼굴 보지 못하고 나는 끊임없이 그대 탐내오.어둠 속에 돌아누운 그대 환영 혹하오. 나는 늘 그대 그림자-그늘 속에 숨어서 양지 바라는 거울 속에 내가 없고그대만 있소. 나도 아닌 그대 아닌여울진 그림자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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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갈수록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4. 12:37
Image by Mihai Paraschiv from Pixabay 나이 들어 갈수록 추물이 되오.예전엔 남들에게 화 한 번 못냈는데시방 너무 성이 나오. 미워 죽겠소. 저놈은 왜 저리 건방져 인사도 않고어른 봐도 고개 뻣뻣 쏘아만 보네아이구 이놈의 세상 언제 망할지- 신명이 나도록 보듬어 주지도 않고신물 나도록 받들어 주기 바라오.그토록 혐오했던 세대가 되오. 전에는 증오 내것 아니라 했소.이제 보오 또아리 튼 나의 실존을쉴새없이 쉭쉭대는 나의 독설을- 세월이 갈수록 이빨처럼 지끼 끼이고거울 앞에 설 수 없는 겁이 쌓이오.무덤속의 송장같은 사물이 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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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에 비친 모습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4. 12:33
Image by SplitShire from Pixabay [부제] Cyber Star Syndrom 유리창에 비친 모습 좋다.실체가 아니어서 좋다.상처 받지 않아서 좋다. 상처주지 않아서 좋다.두렵지 않아서 좋다. 그저 바라볼 수 있어서 좋다. 스크린에 비친 모습 좋다. 실체보다 그림자가 좋다.백 배 천 배 그림자가 좋다. 눈길 한 번 안마주쳐도 좋다.인사 물론 안해도 좋다.환영 너머 본질 봐도 좋다. 존재는 이렇게 떨리는 불안-우리는 실체보다 환영이 좋다.껴안아도 데이지 않는 별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