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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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부치는 편지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8. 14:27
Image by Bruno Glätsch from Pixabay 그대의 편지 세 번째 받아다 본다.옆 자리 앉은 사람 볼까 숨어서벗에게서 받은 사연 강의 중에 훔쳐다 본다.가지런히 접은 서한 막 뜯은 풀내음 채 가시지 않고,어여쁜 글씨만큼 귀여운 얘기 담뿍 소곤 거린다.소녀의 사랑 한 떨기 꽃 가만히 올려다 본다.갈바람에 풍겨오는 그대 채취 은밀히 그리웁다. 나의 사랑, 나의 누이야오늘은 친구 자꾸 밥 먹으러 오라 꾀는데,친우의 아내 어른어른, 그 거울 미소 눈망울 또르르르...그네 차린 푸짐한 저녁상 거짓말같이 솟아 오른다.그네의 영상 그대 영상 겹친다.언제 나는 그네들 초대할 수 있을까... 벗이랑 함께 대화 나눌 때, 그대는 식탁에 밥을 차린다.김이 모락모락 국을 놓고, 찬이 향그러운 밥상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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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 자전거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8. 14:18
Image by Dan Fador from Pixabay 고물 자전거가 갖고 싶다. 새 자전거는 부담스럽고고물 자전거가 딱 좋다.누구의 소유도 아니다그저 잠시 빌려 타고두었다 가도 좋을- 낡고 칠이 벗겨진 동체-12단 기어 무색하게평지주행에도 삐걱거리는 고물이라도 좋다.그저 타고 달릴 수만 있다면세찬 바람을 달릴 수만 있다면- 죽음을 앞둔 사람은버려진 자전거를 보고 탄식한다.사람도 병이 걸려 못쓰게 되면저 자전거처럼 버려진다고시들어가던 자형姊兄의 목소리가불현듯 등뒤에서 들리어 온다. 삶은 자전거와 같은 것-처음에는 값을 주고 사지만녹슬어 유기遺棄될 때가 온다. 영원히 나의 소유가 아니다. 이윽고 떠날 대는 버릴 수 밖에 없는자전거와 같다. 나는 새것이 언제나 옳은 줄 알았다.그러나 새것은 화장化粧실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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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다람쥐 숲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8. 14:11
Image by Greg Reese from Pixabay 하늘 다람쥐 숲으로 가고 싶다.잊혀진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 가고 싶다. 이제 떠나야 할 때-서늘한 바람을 타고어두운 수풀을 가로질러푸른 하늘을 날 수 있는 비막飛膜 있어혼자서도 외롭지 않은 하늘 다람쥐가 보고 싶다. 어미는 홀로 새끼를 키운다.남달리 더디 자라는 새끼 위해애썩 먹이 물어 나르고,둥지 떠난 철없는 아이들우거진 삼림 헤매다 흐느끼면한잠도 못 이루다 헐레벌떡 업고 온다. 오늘 아침은 더욱 부산스럽다.새끼의 처녀비행 설레는 아침별리가 예약되는 운명의 아침활공에 익숙할 수록사랑이 식어져 간다. 어느날 아침뿔뿔이 흩어지고새끼 홀로 남는다.어느날 밤부엉이의 공습 몰아쳐어린 시절의 환영幻影 날아간다. 나는 그 밤을 잊지 말아야 했다.칠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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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별에 가고 싶어라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8. 12:46
Image by StockSnap from Pixabay 너의 별에 가고 싶어라두근두근 너의 별에 닿고 싶어라 까치발 들고 손 내밀면뜨거운 너의 대지 닿을 것만 같고 가까스로 한 웅큼 쥐면한 줌도 남지 않던 모래알 같은 별이건만 거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밤낮 없이 너의 꽃이 피고 지고 나무마다 숨결 잇는 언약들이주렁주렁 달마다 여름짓는 별이어니 너의 별에 가고 싶어라우리가 소망했던 그곳에 가고 싶어라 너의 샘에서 가없이 솟는 물줄기큰 강 이루고 큰 성 이루고... 모든 세기의 낮과 밤을해님 다님 네가 뜨는 별이러니 사랑의 성전 다시 없어도 좋고네가 신전으로 마루 선 그곳에 그 기둥으로 너와 마주 서고 싶어라영-원을 지저귀며 내 죽어도그 별에 가고 싶어라 너의 별에 가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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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대 앞에2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8. 12:42
Image by Deflyne Coppens from Pixabay [부제] 사랑의 고백 가장 아리따운 내님-오늘은 그대 앞에 서고 싶어라. 그대 앞에만 서면나의 껍질 하나둘 모두 벗어지고 그대 사랑 화촉 켜고 나를 비추니나는 오늘 그대 앞에 서고 싶어라. 한 점의 가림 없이 그대 앞에서고꾸라져 죽어도 그저 기뻐라. 그대 사랑 나의 사랑 신명을 다해남김없이 사라으이 전 다 바치었으니 가슴으로 우단 머리 어루만지며사슴의 우아한 등 쓸어주리라. 고양이같은 그대 허리 팔로 휘감고아가 살결 능금 두 볼 살짝 깨물고 내 입술은 향그러운 사랑에 적셔순결한 그대 두 발 씻어주리라. 아! 지상에서 가장 고운 나의 님이여나는 오늘 그대 앞에 서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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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대 앞에1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8. 12:37
Image by Jonny Lindner from Pixabay [부제] 막달라 마리아의 고백 가장 아리따운 내 님 -오늘은 그대 앞에 서고 싶어라. 그대 앞에만 서면나의 껍질 하나 둘 벗어지고 그대 나를 속속들이 밝히시건만나는 오늘 그대 앞에 서고 싶어라. 한 점의 가림없이 그대 앞에서죽은 듯이 쓰러져도 그저 기뻐라. 그대도 날 위해 옷 벗기우고아낌없이 날 위해 몸 바치셨으니 가슴으로 가시 머리 어루만지며채찍 맞아 찢긴 등도 안으오리다. 온맘 다해 물과 피 허리 보듬고거친 나무 못 박히신 그 손 붙잡고 내 머리는 향기로운 눈물에 적셔피흘리신 그대 두 발 씻기오리다. 아! 천상에서 가장 고운 내 님이시여나는 오늘 그대 앞에 서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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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8. 11:12
Image by Jieun Lee from Pixabay 그대 내 앞에서 부끄러이 서 있네.나의 영원한 마리아-밤에 사는 달님은사랑에 달뜬 꽃 활짝 피우네. 저 혼자 남아도 낙락한 소녀백년가약 손가락 걸고지순한 그대의 꿈 달빛에 젖고사르락 사르락 눈 내리는 밤... 금기보다 농밀한 사랑의 눈빛은죽음보다 견고한 순례의 소망-키스는 물처럼 심장을 들이키고애욕은 불처럼 혼령을 태워올리네. 아! 사랑은 경건한 구원의 의식그대와 난 성결한 사랑의 신도연인은 태초에 하나가 되네.천지는 태초부터 하나가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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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기도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4. 12:59
Image by Free-Photos from Pixabay 산 깊은 개울에 물이 흐르고큰 바위 위에 소녀가 앉아 소망의 어여쁜 시를 그리네냇물의 상냥한 기도 드리네 나의 사랑스런 누이는물결따라 꼬불꼬불 흘러들가네 바위 밑에 가재랑 숨바꼭질 하다애꿎은 송사리와 장난도 치고 억새풀 칡넝쿨 계곡을 두루눈웃음이 정갈한 인사 나누며 그니는 굽이굽이 구비쳐낮은데로 낮은데로 좇아만가네 이 산을 내려가면큰 강 나올까 하늘같이 넓고 파란바다 나올까 소녀는 꿈결에 시를 그리네눈망울 하늘 담뿍 기도 드리네 사슴인양 청청淸淸 하늘목을 축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