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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대에게 부치는 편지
    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8. 14:27

    Image by Bruno Glätsch from Pixabay


    그대의 편지 세 번째 받아다 본다.

    옆 자리 앉은 사람 볼까 숨어서

    벗에게서 받은 사연 강의 중에 훔쳐다 본다.

    가지런히 접은 서한 막 뜯은 풀내음 채 가시지 않고,

    어여쁜 글씨만큼 귀여운 얘기 담뿍 소곤 거린다.

    소녀의 사랑 한 떨기 꽃 가만히 올려다 본다.

    갈바람에 풍겨오는 그대 채취 은밀히 그리웁다.


    나의 사랑, 나의 누이야

    오늘은 친구 자꾸 밥 먹으러 오라 꾀는데,

    친우의 아내 어른어른, 그 거울 미소 눈망울 또르르르...

    그네 차린 푸짐한 저녁상 거짓말같이 솟아 오른다.

    그네의 영상 그대 영상 겹친다.

    언제 나는 그네들 초대할 수 있을까...


    벗이랑 함께 대화 나눌 때, 그대는 식탁에 밥을 차린다.

    김이 모락모락 국을 놓고, 찬이 향그러운 밥상 차린다.

    우리는 찰진 성찬 즐긴다. 구수한 숭늉, 촉촉한 포도 곁들여

    감귤과 토마토는 냉장고에서 기다리고

    가스렌지에는 국이 보글보글 끓고

    밥솥에는 밥알이 자르르르 개어져 있다.


    감칠나게 맛다시는 형제들에게

    좀더 들라 권하는 그대 자태 그리 고웁고

    다소곳이 우리 대화 경청하는 그대 귀 수주웁다.

    사과같은 미소 배어 문 그대 입술-

    그 입술 상큼 배어 물고

    그대 귓볼 살짝 꼬집어 주고 싶다.

    품에 넣으면 가르렁 대는 가슴 꼭 보듬고 싶다.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이 계절이 지나면 겨울 가고 봄이 올테다.

    봄이 오면 추위 벗은 까마귀 날고

    7월도 오기전에 하늘강 날아

    하늘과 땅 멀고 먼 다리를 이어

    검붉은 우리 심장 이어주겠지

    피보다 진한 연모 떨어지잖게


    간밤에는 그대 꿈에 잠을 설치고

    그대 서신, 그대 전화 그리움 가득-

    내 마음엔 어느새 눈물 고인다.

    눈물 속에 핀 그대 꽃 맑게 웃는다.

    언제인가 그대 나랑 살아갈 날이

    그리움이 병이 되어 넋을 잃어도

    그날이 오면 부르리 기쁜 연가를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내 어여쁜 자야

    그날이 오면 동네방네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잡구나 떡이라도 돌리자꾸나

    그날이 오면 나와 그대

    벗님네들 모아서 밤새 발매 맞아도 좋으리

    형제자매 불러서 밤새 잔치 벌여도 좋으리

    가녀린 그대 품고 몇날 밤을 속삭여도 좋으리

    넘치는 사랑의 잔 밀어 달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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