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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내 아빠의 대역 (전이감정)행복한가정/부부 사랑 회복 2019. 5. 23. 16:23
By 실장 이형종
출처 : https://blog.naver.com/bibimbab04/221483030034
어느 아내가 찾아와 남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이혼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남편이 속이 좁다,는 기본이고 마치 아들을 키우는 것 같다, 내가 힘들고 지치면 나를 위로해주기는커녕 아내 자신보다 더 힘들고 지친 척을 한다, 도저히 남편으로서 의지가 안 간다, 남편과의 결혼이 너무나 후회스럽고 실망감이 너무 크다, 너무 이기적이다, 아내 자신의 행동에 대해 너무 이해를 해주지 못한다.. 뭐 대충 이런 이야기랍니다.
그런데 아내가 남편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는 동안 "아빠"라는 단어가 대여섯 번은 나왔던 것 같아요.
어릴 적 우리 아빠는 우리를 위해 이러셨다, 우리 아빠는... 우리 아빠는...
아내는 아마도 남편이 어릴 적 돌아가신 자상한 아빠와 같은 사람이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아내의 아빠는 아내가 중학생이었던 때 병으로 세상을 떠나셨다고 해요.
이러한 아빠에 대한 추억은 아련하게 아내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아 아빠의 대역을 찾아 결혼을 한 것이 아닌 거 싶어요.
그렇기에 아빠와 같이 남편이 자상하고 이해력이 높으며 아내 자신을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척척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무척 컸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남편은 없답니다.
아내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봤어요.
남편의 행동이 약간은 서운한 감정이 들었을 때도 있기는 있었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후한 점수는 아니더라도 준수한 점수는 줄만한 남편이 아니었나 싶어요.
아내는 아마도 자신의 아빠가 미처 다 주지 못하고 떠 나신 정에 무척 굶주려 있었던 게 아니었나 싶어요.
남편이 처음에는 돌아가신 아빠처럼 무척 자상했었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부터는 사람이 변해버렸다고는 하지만 제 생각에는 변했다기보다는 아내의 기대가 너무 컸었던 게 아니었나 싶었답니다.
아마도 이 세상 어느 남자를 데리고 와도 아내의 기억에 남아있는 돌아가신 아빠만큼 자상하고 이해심 많은 남자를 만나기에는 정말 힘이 들 거예요.
아내의 남편은 남편으로서 나름 성실하고 가정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맞아요. 아내가 돌아가신 아빠를 기억하고 아빠처럼 자상한 성격의 남편을 만나려고 노력을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좋은 남편을 만난 건 사실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아내의 마음에는 남편이 돌아가신 아빠에 비해 많이 부족했었던 것 이었죠.
아마도 아내는 남편이 남편 역할을 못해서가 아닌 아빠 역할을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 컸었지 않나 싶어요.
아내는 남편에게 아버지가 채워주지 못하고 돌아가신 사랑을 채워주기를 바라는 전이 감정을 느끼고 있었던 게 아니었나 싶더군요.
사실, 문제는 남편보다는 아내에게 더 있었던 것 같아 보였어요.
아내는 남편이 주말에 낮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꼴이 보기 싫었다고 해요.
어릴 적 자신의 아빠는 아내를 데리고 나가 놀이공원을 데리고 가던지 먹고 싶은걸 먹으러 가든지 했었다고 하네요.
순간 아내는 자신이 결혼을 잘못했다는 생각에 심지어는 남편에게 속아서 결혼을 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심지어는 드라마에 나오는
사기결혼을 하는 사례를 보고 그 피해자가 자신의 처지와 다를 게 없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으며 결국엔 더 불행해지기 전에 남편과의
이혼을 하고자 저를 찾아왔다고 해요.
아마도 남편은 평범한 가장으로서 그저 열심히 일하며 가족을 부양을 하여오는 일에 몰두를 하였을 뿐 아내가 남편 자신을 돌아가신 아빠와 비교를 하여 왔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을 거예요.
남편은 남편대로 이러한 아내에게 불만이 많았었을 거예요.
어찌 보면, 이들 부부는 같은 주제로 부부 싸움을 하여왔지만 서로 다른 의미로 부부 싸움을 해왔던 것이 아니었나 싶어요.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의 이기적인 성격으로 무척 힘이 들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종종 상담을 하면서 저에게 "제 일방적인 이야기만 들어서는 잘 판단이 안 가실지도 모르겠지만..."이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내담자께서 아무리 상대방을 나쁘게 이야기하셔도 저는 이에 동요되지 않고 최대한 그 자리에 없는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오히려 그 상대방을 두둔하며 내담자와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그래서 내담자분께서 서운한 감정을 느끼셨을때도 여러 번 있었죠.
"지금 혼자만 말씀을 하시니 제가 남편(아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을게요."
제가 판단하는 아내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었어요.
남편보다는 아내에게 더 많은 문제점이 있지 않나 하는 제 의견도 말씀을 해드렸죠.
문제는 남편의 무관심, 이기심이 아닌 아내의 아빠에 대한 전이 감정이 너무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내는 그 순간에도 아빠에게 대한 향수에 젖어 이따끔씩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어요.
"그런 거 같기도 해요... 지금 우리 애들은 아빠를 너무 좋아해요.. 제가 우리 아빠를 엄청 좋아하고 사랑했을 때처럼요.."
아내에게 살고 계신 지역 가까운 곳에 있는 부부 상담소에서 부부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이 어떤가 하는 말씀을 드렸답니다.
"이혼을 하시기에는 사유도 많이 부족하고 이러한 일로 이혼을 하시게 되면 정말 평생을 후회하실 수 있어요. 본인에게는 그러한 남편으로 보일지 몰라도 아이들에게는 어릴 적 당신의 아빠와도 같은 그런 아빠를 아이들에게 빼앗아버리는 결과가 돼버릴 수도 있는 거잖아요.. 서로의 생각을 서로가 이해하면 앞으로 살아가시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이혼을 하겠다고 오셨지만 이러한 분들이 이혼을 하도록 그냥 두기에는 제 마음이 엄청 찝찝했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부부 모두 악의적인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은 전혀 아니기에 부부 상담도 받으면서 행복하게 잘 사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끝으로 아내분은 돌아가셨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