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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에게
    창작노트/시편 2019. 3. 26. 12:37


    임이여 

    그렇게 가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남아서 싸우는 것이 나을 뻔 했습니다.

    적은
    임의 가족들과 동지들을 사정 없이 짓밟고
    올바름에 대한 믿음을 짓밟을 뿐

    한 점의 
    반성도 없이
    그렇게 곧게 거악으로만 치닫습니다.

    적은 
    똘똘 뭉쳐서 임의 진영을 공략하는데 
    남은 무리는 다투기만 하고 믿음을 주지 못합니다.

    임이여 
    사실은 우리에게
    이 악의 뿌리를 뽑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번번이 놓쳐 버리고
    숨 죽였던 적 되살아나 악이 창궐하는 계절이 돌아온 것입니다.

    돌아온 적은 
    백성의 눈과 귀를 조롱하고
    담대하게 사관의 붓도 희롱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작은 불을 든 무리가 광장에 모여서
    우리의 대적을 질정하고자 간절히 염원하겠지만

    알아야 할 이들에게
    그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정의는 명패만 남고 대적의 앞잡이로 부림을 받을 뿐...

    임이여
    임은 갔지만
    적은 아직 임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아직 임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다시 돌아와
    헤매는 자들의 빛이 되어 주소서

    흩어진 동지들 
    한 자리 한 뜻으로 모여
    반격의 대회전을 꿈꾸게 하소서.

    이제는
    우리가 다시 싸워야 할 때

    새벽에 문득 깨어
    붓이라도 들고 
    일어나야 할 때

    - 2013.11.08(금)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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