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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에
    창작노트/학부졸업기념시선(97-98) 2019. 3. 14. 11:45

    Image by Rebekka D from Pixabay


    가을은 짖궃은 아이의 장난에 놀라

    광장에서 날아오르는 비둘기떼...

    유원지같이 절정으로 내달리다

    푸드드득 뜨락을 가득 메우고

    이윽고 북녘처럼 노을져 가오.


    파아란 계절의 호수를 건너온 짐승들은

    황금빛 물방울 영롱하게 털어내오.

    아낌없이 벗어주고 죽어갔던 그와 같이

    고스란히 자기의 꿈 다 털어주고

    앙상한 알몸 물려주고 긴 잠이 드오.


    가을의 무덤가 고적히 거니노라면

    보료처럼 보드라운 죽음 만나오.

    짓밟아도 욕되지 않는 깃발 같고

    방금 꺼낸 빨래인양 싱그런 죽음-

    나의 영혼 말갛게 씻기는 젖무덤 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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